나는 동남아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들 중에선 길거리 음식이 한몫을 한다.
값도 저렴하고 맛도 있는(대신 위생은 좀 포기해야 함) 길거리 음식들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식당 음식보다 더 맛있게 느껴진다.
우리나라도 국민 GDP가 올라가고 선진국에 반열에 올라가면서 원래 거리에는 길거리 포장마차나 길거리 음식을 파는 마차 등등 많았었는데 지금은 붕어빵, 호떡, 떡볶이 정도만 살아남았다.
이제는 우리나라는 태국, 베트남, 대만처럼 길거리 음식이 발달하진 못할 듯싶다.
이미 국민들의 위생개념의 수준이 올라갔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동남아처럼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면 매스컴 난리 날 듯...
하지만 아직도 그 로컬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그곳은 시장!
"시장에 가면~"이라는 게임처럼 시장에 가면 없는 것이 없다.
나는 교육이 9시인데 아침을 먹을 곳을 찾다가 시장으로 향했다.
그나마 시장은 아침부터 문을 여는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다.(그냥 편의점을 가도 되었으나 로컬 맛집을 가고 싶었음)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는 원주 중앙 자유시장은 나의 허기진 배를 채우긴 충분한 곳이었다.
혼자 이런 시장에 가는 건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덕분에 여기저기 내가 가고 싶은 곳에 찾아다니기 쉬웠다.
아침부터 고소한 기름냄새가 가득한 전집 거리에 갔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부부분식>
원주 중앙시장 한우골목에 전집들 사이에 껴있는 집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그냥 부부가 들어가서 맛있을 것 같았다.(주변에 신혼부부라고 맛있는 분식집이 있어서 부부라는 글자에 꽂힌 듯ㅋㅋ)
하지만 아침에 방문하니 아직 음식 준비 중이셔서 다른 곳을 가야 했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이 바로 오늘 리뷰할 <맛있는 지짐이>
지도 어플에서 찾아도 나오지 않는 이곳은, 중앙시장에 있는 많고 많은 전집들 중에 한 곳이다.
보통 원주 시장 전집들은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각종 전들을 판다.
내 여자친구는 춘천 출신인데 메밀전병을 좋아한다고, 그렇게 맛있다고 나에게 말하곤 했었는데 여느 유명한 강원도 맛집에서 파는 메밀전병은 진짜 메밀전병이 아니라고 그러더라.
(메밀전병에는 원래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함)
<맛있는 지짐이>나 다른 원주 시장 메밀전병은 뭔가가 좀 달라 보였다.
4개에 5,000원인데 아침이라 많이 먹으면 속이 부대낄까 봐 2개만 시켰다. (2개엔 3,000원)
다른 메뉴들도 많았는데 욕심내지 않았다.(왜냐면 바로 30분 뒤에 교육이었음)
아침에 갓 부친 전이여서 윤기가 자르르 맛있어 보였다.
수수부꾸미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참았다.
메밀 전도 맛있어 보인다..!!
이게 '진짜'의 위엄인가?
속이 좀 빨갛다.
사장님에게 뭐가 들어갔는지 물어봤는데 자세히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무'가 들어간다고 했다.
나머지는 김치와 고춧가루 등등?
확실히 맛도 매콤했다.
가게 오른편에 먹을 수 있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보통 어르신들이 여런데에서 봐주 한잔과 안주로 전을 먹는데, 마치 내가 그렇게 된 것만 같았다 ㅋㅋ
메밀전병은 그동안 먹어왔던 만두 느낌과 전혀 달랐다.
만두처럼 고기가 들어가 있지 않았고, 오히려 오독오독 무와 김치가 씹혔다.
되게 무말랭이가 약간 더 아삭한 느낌으로 얇게 부친 메밀반죽에 싸 먹는 느낌?
생각보다는 막 맛있진 않았다.
약간 쿰쿰한 냄새도 났고?
이런 찐 메밀전병을 경험해 본 것 만으로 만족! 2개만 시키길 잘했다 ㅎㅎ
술안주로는 적당히 좋을 듯!
사장님이 직접 농사지은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찍어본 사진
중국산 저리 가라, 국내산 애용하자~
밥을 다 먹었으니 이제 디저트를 먹을 차례!
같은 위치에 있는 나의 시선을 빼앗은 도넛집!
딱 상상되는 시장 도넛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게 이름은 <철수네> 대왕 마약꽈배기를 팔고 있다.
이게 대왕 마약꽈배기, 패스츄리 반죽으로 꽈배기를 만드셨다.
오른쪽에 어제 팔던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묶음으로 반짝 세일을 하고 있다.
빵돌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풍경
튀김 빵들이 줄지어 서있는 진풍경이다.
배가 어느 정도 찾기에 두 개만 골라봤다.
하나는 설탕이 고루 묻혀있는 딱딱한 도넛, 다른 하나는 꽈배기
내가 고른 꽈배기는 기본 꽈배기로 가격이 더 저렴했다. 크기도 작다.
이곳의 튀김빵은 가격이 다 1,000원이다.
1개에 1,000원
12개에 10,000원
시장스러운 저렴한 가격이다.(근데 더 예전엔 이거 찹쌀도넛 3개에 1,000원이었는데 ㅠㅠ 가격이 오르긴 했나 보다.)
붕어빵 1,000원에 2개 시대에 도넛이 1개에 1,000원이면 괜찮지...?
패스츄리 왕 마약 꽈배기는 2,500원!
맛은 음... 이게 오늘 금방 튀긴 건가 싶었다.
꽈배기는 그럭저럭 바삭하고 달콤하니 맛있었는데 다른 하나인 딱딱한 st 도넛은 오래된 밀가루 냄새가 너무 났다.
식감도 바삭하기보단 푸석해서 사실 먹다가 반절만 먹고 버릴뻔했다.
내가 음식을 가리는 사람이 아닌데 이 정도면 좀 심하긴 하다..ㅎㅎ
다른 도넛을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먹은 도넛은 오늘 튀긴 도넛은 아닌 듯?
내 눈앞에서 금방 튀긴 찹쌀도너츠를 먹을걸 후회했다..
시장이 뭐 그렇지~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시장 음식점들도 살아남으려면 자기들만의 특색 있는 메뉴와 맛을 지키고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도 찾아가는 맛집이 될 수 있다.
철수네, 비주얼은 합격이지만 맛은 글쎄...
이렇게 원주 중앙시장 조식 투어를 마쳤다.
먹은 거라곤 메밀전병과 도넛 2개가 전부지만 짧은 시간에 시장을 구경해서 재밌었다.
다음엔 사람이 북적북적한 시간대에 가서 한번 더 맛집들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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