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퇴근 후 집에 왔는데 갑자기 서울 공기를 쐬고 싶어졌다.
여자친구가 서울에 살았을 때 일주일에 한 두번은 서울에 갔었는데, 같이 살고 있는 요즘은 서울에 갈 일이 없어져서 많이 가지 못했다.
사람많고 차 많은 서울에 사는 사람은 서울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은데, 경기도에 사는 지방러는 그 사람많고 차많은 서울이 좋다.
특히 넓디넓은 한강이 보이는 공원에서 돗자리를 펼쳐놓고 여유롭게 치맥이나 과자를 먹는 기분은 최고다.
그 여유를 느끼고 싶어 퇴근 후 피곤함을 이기고 여자친구와 반려견을 데리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제일 가까운 반포 한강공원! 차로 50분 정도 걸렸다.
도착하긴 했는데 주차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차가 너무 많아서 주차할 자리도 없었을 뿐더러 주차장 입구에 들어가는 것부터 힘들었다.
저녁 8시 정도 되었으니 집에 가려고 나가는 차들 + 야경보러 들어가는 차들이 엉켜서 대혼란이 일어났다.
다행히 15분 정도 차들과 씨름 후 빈자리를 찾아 주차를 했다.
잠깐 반려견 산책을 좀 시켜주고, 잔디밭 평평하고 한강이 잘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느 잔디밭이든 사람이 엄청 많았다.
땅바닥에 앉는게 싫으면 접이식 캠핑용 의자를 가져오는 것도 좋다. (높은 테이블도 필요)
한강에 가면 이상하게 라면이 당긴다.
마트에서 사면 하나에 500원 하는 라면도 한강 편의점에서는 4천원에 판다.
물론 분위기 값이 3천 500원 하는 거 인정하긴 한다...ㅋㅋㅋㅋ
반포 한강공원에서는 세븐일레븐과 GS25 편의점 두곳이 있는데 두곳 모두 라면을 판다.
편의점 치킨도 파니 나중엔 저녁을 아예 한강 앞에서 치킨 먹으러 가봐야 겠다.
라면 가격은 종류 상관 없이 4,000원이다.
여기엔 라면 끓여주는 기계용 종이 대접과 젓가락이 포함된다.
내가 갔던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서래나루 마리나파크(예식장) 1층에 있다.
편의점에 라면 종류는 신라면, 진라면, 너구리, 참깨라면, 열라면 등이 있다.
편의점 앞에 테이블이 많은데 다 꽉차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평일 저녁에도 이렇게 많은데 주말엔 더 많겠지?
편의점 옆에 통닭집도 있다. 장사 잘 되겄다.
편의점 뒤편으로 보이는 한강 야경 불빛들.
물 아래로 비치는 건물 불빛들이 꽤 운치있어 보인다.
라면을 들고 밖으로 나오면 라면기계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나도 줄을 서보았다.
라면은 3~4분이면 다 익어서 줄도 빨리 사라져서 좋다.
줄을 서다가 저 테이블위에서 라면을 미리 다 까서 세팅을 마쳐놓자.
기계 앞에서 우물쭈물 봉지를 뜯고 있으면 눈치보이고 스프가 기계에 흘려서 위험하다.
설명이 잘 되어있긴 한데 너무 소란스럽기도 하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미리 숙지하고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알려드리는 한강공원 즉석라면 조리법
- 조리 시간이 남았을 때 용기를 올리지 마세요. 00:00인지 확인 후 바코드를 인식하세요.
(용기 옆면을 자세히 보면 바코드가 있다. 그 바코드를 라면 기계에 바코드 찍는 곳에 대줘서 찍어줘야 기계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 - 면을 먼저 용기에 넣고, 스프를 면 위에 올려 주세요.
(우리는 미리 준비해 놓는다. - 계란 사용 시 꼭 조리 중 물이 끓는 상태에서 면 위에 넣고 바닥에 붙지않게 잘 저어주세요.
(계란을 안넣어도 스프가 잘 섞이도록 섞으면서 조리하는 편이 좋다.)
맛있게 라면이 끓여지고 있다.
끓이는 용기가 종이인 것도 신기하고, 기계가 알아서 물도 붓고 끓여주는 게 정말 신기했다.
라면이 다 끓여져서 돗자리 핀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혼자 두개를 끓이는 바람에 양 손에 하나씩 뜨거운 라면을 가지고 출발했다.
종이라서 그릇자체가 뜨겁진 않았는데 한 손으로 들으려니까 그릇이 휘어지고 라면 열기가 손가락에 전해져서 금방이라도 놓칠까봐 무심초사였다.
그 때 편의점 바로 앞에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는데 그 테이블에 잠깐 라면을 놓았다.
알고보니 외국분이셨는데 영어로 왜 라면을 테이블 위에 놓았는지 설명하느라 진땀뺐다.
그 분은 계속 자기 3명이라고 여기 자리 다 꽉 찼다고 ㅋㅋㅋ 나한테 그러길래 나도 너무 뜨거워서 잠깐 놓은 거다, 기다리면 여자친구가 와서 같이 가지고 갈거다 ㅋㅋㅋ라고 설명했다.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영어로 대화를 나눴는데 알고보니 싱가포르 분이셨고 싱가포르에 내가 관심이 좀 있었던 터라 창이공항, 싱가포르 경제 등 여러 대화를 나눴다.
여자친구가 나중에 와서는 둘이 무슨 대화를 그렇게 재밌게 하는지 놀랐다며 이야기해줬다 ㅋㅋ
차를 운전해서 다시 가야하기 때문에 무알콜 맥주로 아쉬움을 달래고...
멋진 한강뷰를 보며 꼬들꼬들 완벽하게 익은 라면을 맛보았다.
내가 고른 라면은 열라면과 참깨라면!
근본 국룰 조합..ㅎㅎ
여기에 추가로 과자 2개를 더 먹었다.
분명 저녁을 먹었는데 이렇게 또 먹은 건 우리가 돼지라는 증거ㅋㅋㅋㅋ
한강공원에 쓰레기통이 근처에 많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다 먹고 쓰레기를 버리려는데 다시 편의점으로 가서 버리는게 약간 귀찮았다.
그런데 근처에서 술과 과자를 먹던 젊은이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놓고 그냥 가는 것 아닌가?
와 요즘 어린애들 인성 오졌다... 라는 소리가 여기까지 나왔으나, 착한 분들도 많기에 대중화의 오류는 범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치웠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경기도에 사는 분들, 우리처럼 피곤한 저녁이더라도 가끔 아무생각없이 한강으로 가서 라면먹고 오는 거 추천한다.
기분이 몽글몽글 좋아진다. 스트레스 뿌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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