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럴 때가 있다.
가끔은 자극적이고 힙한 음식이 아니라 고전적이고 추억이 가득한 음식을 먹고 싶은 날.
나에게 옛날통닭이 그렇다.
교촌 허니콤보, BBQ 황올, BHC 뿌링클, 자담 맵슐랭 등등 이제는 맛있는 치킨의 대명사들이 생겨버렸다.
그 치킨들은 배달로 시키면 대부분 2만 원 이상... 치킨 한 마리 솔직히 두 명이서 먹으면 양이 안 차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버렸다.
어디 싸고 맛있는 치킨 없나... 호치킨 후라이드가 그나마 저렴하고 맛있던데 🤔
그때 그시절 아빠들처럼 집에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 퇴근길에 치킨을 사갔다.
원래 통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퇴근 후 자주 치킨을 먹곤 했었다.
여자친구는 후라이드 뼈치킨을 제일 좋아한다.
나는 양념범벅 순살치킨, 닭강정을 좋아하는데 오리지널을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치킨을 더 먹을 줄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신전떡볶이 오리지널과 치즈김밥도 추가했다.
치킨에 떡볶이가 빠지면 섭섭하지(사실 양 부족할 거 같아서)
집에 치킨을 들고 들어갔는데 풍기는 치킨냄새에 여자친구가 먼저 반응을 했다.
한없이 기쁘게 웃어주는 여자친구를 보며 옛날 아빠들이 퇴근길에 치킨을 사 오면 자식들이 기쁘게 웃어주던 그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나는 씻고, 여자친구는 치킨과 떡볶이를 세팅해 주었다.
그릇에 치킨을 담고 신전 오뎅튀김도 같이 담았다.
다 씻고 나와 음시 앞에 앉으니 고소한 치킨 향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참 이상하다.
더 어렸을 때는 이런 옛날치킨은 맛없어서 먹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연근, 파, 마늘, 고추가 어렸을 땐 기피대상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까?
테이블 위에 포장해 온 음식들을 다 펼쳐놓으니 이 순간만큼 나는 부자😎
신전떡볶이가 한참 유행이었을 때, 떡볶이가 후추맛이 강하고 밀떡이라 식감이 질겨 즐겨 먹지 않았었다.
그런데 마케팅의 힘인지 신떡을 자주 접하다 보니 그 매운 후추맛이 그렇게 당기더라.
그렇게 신전떡볶이는 엽기떡볶이와 같이 나의 소울푸드가 되었다.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음식 중 하나.
이 떡이 특히 요물이다.
나는 원래 쌀떡을 더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질기지 않고 소화도 잘돼서 그렇다.
근데 이상하게 신전떡볶이는 밀떡이 더 어울린다.
씹을수록 쫄깃쫄깃 탱글탱글 맛있다.
오는 길에 치즈가 좀 굳어있어서 이 장면을 보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김밥 속의 치즈는 무사했다.
이재미로 치즈김밥 먹지.
치즈김밥의 밥은 빨갛게 양념이 돼있긴 하지만 사실 별 맛이 느껴지진 않는다.
그래서 거의 떡볶이 소스에 찍어먹는 편.
소스와 김밥이 너무 잘 어울린다.
이상하게 치즈밥도 있는데 매번 김밥을 시킨다🙄
매운 걸 먹으니 다시 고소한 치킨이 땡긴다(당치땡)
다리를 잡고 뜯어보자.
와 왜 이렇게 뜯기 힘들지
뼈가 잘 붙어있었나 뜯는데 한 힘 쏟았다😂
치킨은 다리가 제일 맛있다.
퍽퍽 살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해가 안 간다.
(그러니 단짠연구소 운영하지)
떡볶이와 치즈김밥, 옛날치킨 이 조합은 절대 잊지 못한다.
몇 주 뒤에 또 이렇게 먹고 있을게 눈에 훤하다.
근데 나 다이어트하는데..
이날은 치팅데이였던 걸로 하자.
다음 연구는 또 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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