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닭강정을 좋아한다.
후라이드 치킨, 양념치킨도 정말 좋아하지만 닭강정을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연구는 닭강정.
닭강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닭강정의 역사
미군정 시기 유통 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신포시장을 채소 등 식품 거래 시장으로 바꾸고, 양키 시장에서 미군 상품을 거래하도록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전에도 배다리를 통해서 충청도 지역 등지의 식품이 유통되던 신포시장에서는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몰리게 되었고, 저렴한 양계 상품 공급과 먹거리에 대한 상거래인들의 요구가 결합하여 닭강정이 탄생했다.
근대 산업 혁명 시기부터 헥산을 이용한 화학적인 방식으로 면실유를 시작으로 곡물과 씨앗에서 식용유를 추출해 내는 데 성공하기 이전까지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식용유는 비싼 재료로 여겨졌기 때문에, 튀김 요리는 주로 중상류층이 접하던 음식이었다. 한국에서의 경우 일제강점기 이후 숙수들을 비롯한 궁중음식 경력이 있는 요리사들이 왕실에서 나와서 민간 시장으로 많이 진출했고, 이들이 당시 경성(서울), 인천, 대전, 목포, 대구, 부산 등 대도시 곳곳에서 요리점을 차리면서 튀김 요리 유행을 이끌었다.
광복 이후 한국의 산업화가 본격화된 1960~70년대에 미국에서 대량으로 식용유로 사용되는 곡물이 수입되면서 면실유, 옥수수기름, 콩기름 등 저렴한 식용유가 공업적으로 대량생산되고, 근대화된 양계 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 닭고기가 닭강정 같이 외식업에서 사용될 만큼 대량생산되었다. 또한 1980~90년대에 가구 소득과 생활 수준이 크게 개선되면서 중상류층이 즐기던 튀김 요리들이 서민층으로까지 퍼지며 지금과 같은 한국의 대중적인 튀김 요리 문화가 자리 잡았다.
G20 정상회담에서 한식이라고 내놓기도 했다. G20 개최 당시 영부인 김윤옥이 잘 만드는 요리가 닭강정이어서 채택되었다는 비화가 알려지기도 했었다. '전통'이라기엔 아직 역사가 짧아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어도 '한식'임에는 틀림없다.
소스의 종류에 따라 몇 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지만 대체로 양념치킨처럼 붉고 진득한 소스를 사용한 닭강정이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의 닭강정이다. 더 작게 조각내서 조리한 후 판매해서인지 비슷한 조리법을 가진 양념치킨보다는 좀 더 가벼운 느낌의 간식용 요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양념치킨보다 단맛이 강하며 잘게 옷을 입혀 튀겨 바삭한 겉옷이 특징인데, 식으면 물러지는 치킨과 달리 식으면 더 바삭해져 맛있게 되는 것이 잘 만든 닭강정의 필수 조건.
이러한 맛과 식감 차이를 가져오는 핵심 재료는 바로 물엿인데, 양념치킨 소스에서도 물엿은 들어가지만 닭강정에서는 그야말로 아낌 없이 들이붓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이 들어간다. 이 요리가 닭'강정'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아마도 물엿으로 튀김을 단단하게 굳히는 조리법이 강정과 공통점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만년 닭강정 길동점
어디 시장에 가던 꼭 있는 가게인 닭강정 가게.
길동 시장에도 만년닭강정이라고 닭강정 가게가 있었다.
원래 호떡을 사러 가던 중이었는데 문을 닫아 뭘 먹을까 하다 들린 곳.
시장임에도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간편하게 주문 가능.
개업한지 얼마 안 되는 듯 화환이 많았다.
가격은 순살 후라이드 한 박스 12,000원 / 순살 치즈크림 닭강정 한 박스 14,000원 / 순살 순한 맛, 매운맛 닭강정 한 박스 13,000원 / 컵 닭강정 한 컵 6,000원
종이컵은 얼마이려나...
고등학교 시절 하굣길에 닭강정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배고프면 종이컵 닭강정을 하나 사서 갔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가격은 1,000원 정도 했었나?
메뉴판을 보니 한 박스가 한마리는 아닌가 보다.
중 반마리 12,000원 / 대 한 마리 21,000원
이따 보면 알겠지만 반마리도 절대 적은 양은 아니다.
대부분 이런 닭강정집은 브라질산 닭을 사용한다던데, 브라질 닭은 엄청 크다.
나는 순살 매운맛 반마리 한 박스를 하나 사서 포장해 왔다.
닭강정은 원래 식혀서 먹는 거여서 그런지 따뜻하진 않았다.
대신 물엿 코팅이 제대로 돼있어 찐덕찐덕 바작바작 닭강정 특유의 식감이 맛있었다.
맛은 특별하거나 엄청 맛있거나 하진 않았는데, 학창 시절 느꼈던 닭강정 맛 그대로라 추억이 생각나는 맛이었다.
집 근처에도 닭강정 가게가 하나 있는데 오늘도 사 먹어야겠다.
닭강정 연구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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