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맛집 고금기객잔, 고려시대 산적(?)들의 중국집st

이사하는 날은 중국집.

한국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관념 중 하나이다.

나도 이사를 했는데 이상하게 짜장면을 먹고 싶더라.

뭔가 먼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온 이상한 관습처럼 이사를 한 날엔 짜장면을 먹고 싶은 감정이 드는 게 참 신기하다.

동탄에는 '고금기객잔'이라고 고급스러운 중국집이 하나 있다.

고금기객잔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위치는 동탄 능동 스타벅스 DT점, 도쿄하나 맞은편, SK뷰 파크 2차 사거리 근처에 있다.

간판대신 전통 중국요리 전문점 현수막이 걸려있다. 누가봐도 전통인게 티가 난다.(오래됨)

사실 이 곳은 짜장면보단 여름에 한정으로 파는 중국식냉면, 냉짬뽕이 유명한 집이다.

자 대궐같은 정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상당히 앤틱하고 중국스러운 분위기. 사람이 들어갈 법한 엄청 큰 도자기항아리도 있다.

못알아먹겠는 중국어, 어두운 나무나무한 인테리어, 여기저기서 들리는 중국어가 약간 산적 본부 건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고금기객잔의 메뉴판이다.

고금기객잔의 '고금기'가 사람 이름인가 보다.

'객잔'이란 중국에서 주로 상품을 거래하거나 상담(상업상의 담화, 실물 거래에 있어서의 교섭)을 하는 지방 상인들의 숙소라고 한다.

그러면 고금기 씨의 숙소 요런 너낌? 좀 있어 보이네.

메뉴 중에 고금기 셰프 추천메뉴가 눈에 띈다.

오향스페셜과 어향동고, 동파육을 먹고 싶었으나 오늘은 자제하고 짜장면을 먹기로 했다.

기본 짜장면(7,000원)과 해물 짜장면(9,000원), 사천 탕수육 소(小) 21,000원 이렇게 둘이서 시켰다.

메뉴 맛평가

해물 짜장면

일단 시킨 메뉴가 나왔는데 5분도 안돼서 짜장면과 탕수육이 나왔다.

빨리 나와서 좋긴 한데 미리 면과 양념을 다 만들어 놓고 그냥 소스를 부어서 내놓는 것처럼 빨리 나왔다.

탕수육도 튀김이 뜨겁지 않고 식어있는 것으로 보아 바로 갓 튀긴 탕수육이 아니라 미리 튀겨놓은 고기에 소스만 볶아서 나오는 듯싶었다.

이 점은 약간 아쉬웠다.

해물짜장면을 처음 본 느낌은 '그냥 간짜장 아니야?'였다.

양파가 큼지막하게 썰려있고 군데군데 오징어와 작은 새우가 보였는데 '해물'이라는 이름 치고는 너무 엉성하게 적게 들어있었다.

맛도 해물의 맛보단 그냥 짜장면 맛.

별로였다.

일반 짜장면.

오히려 일반 짜장면은 간짜장스러워서 만족했다.

짜장면 비비는 소리는 최고야...

건더기가 큼직하게 들어있어서 좋았고 짜장 소스의 맛도 괜찮았다.

역시 이 윤기 자르르한 짜장면이 최고다.

신명나게 조사부는 여자친구. 짜장면 먹을 때 이렇게 조사놓고 먹는 편이다.

군데군데 보이는 새우. 윤기가 차르르 이쁘다.

작은 크기의 새우

신기한게 원래 나와 여자친구는 짜장면을 먹으면 국물이 되는데, 여기 짜장면은 물이 생기지 않았다. 녹말을 안쓰나?

사천 탕수육.

사천탕수육은 갓 튀긴 그 호호 불어먹는 맛은 없었지만 사천 소스가 꽤 맛있었다.

소스 만들 때 후르츠 통조림을 쓰는 듯 체리와 파인애플이 많이 보였다.

그 통조림의 새콤달콤한 맛과 매운 탕수육 소스의 맛이 조화롭게 어울려 좋았다.

처음에 내가 '체리다!'라고 했는데 여자친구는 믿지 않았다..😅 하긴 나도 탕수육에 체리는 처음 본다.

막 맵진 않고 먹다 보면 조금 매운 정도의 맵기 수준.

소(小) 자긴 하지만 가격이 21,000원이라 양이 꽤 많을 것 같았지만 둘이서 짜장면 두 개와 탕수육을 배부르게 딱 먹기 좋은 정도여서 양은 적당한 수준인 것 같다.

결론

동탄에 이런 전통 중국집이 있어서 좋다.

짜장면은 평범했고 해물 짜장면은 실망했다.

여름에 중국식 냉면이나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